바람

시 -1 2006. 5. 5. 16:08

 

 바람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차옥혜

 

아시나요

바람이 쌓고 있는 산을

바람이 기르는 벌판을

바람이 끌고 가는 강줄기를

아시나요

바람의 가시 박힌 맨살을

바람의 부서진 뼈를

이 모두가 당신과 나에게 미친

사랑 때문임을

아시나요

당신과 나도

그 산과 벌판과 강줄기로 돌아갈

바람인 것을

 

<월간조선  1986년 7월호>

 

'시 -1 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새 1  (0) 2006.05.05
안개  (0) 2006.05.05
사랑  (0) 2006.05.05
가족  (0) 2006.05.05
  (0) 2006.05.05
Posted by 차옥혜
,

사랑

시 -1 2006. 5. 5. 16:08

 

  사랑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차옥혜

 

물을 물이게 하세요

돌을 돌이게 하세요

날개를 잡지 말아요

떠나게 하세요

헤어짐도 떠남도

먼 만남이지요

바람을 만나며 떠나 보내며

홀로 꽃을 피우는

풀이 되셔요

물을 물이게 하세요

돌을 돌이게 하세요

<심상  1987년 9월호>

 

 

'시 -1 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안개  (0) 2006.05.05
바람  (0) 2006.05.05
가족  (0) 2006.05.05
  (0) 2006.05.05
  (0) 2006.05.05
Posted by 차옥혜
,

가족

시 -1 2006. 5. 5. 16:06

  

  가족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차옥혜

   서기 365년 대지진으로 파괴된 키프로스 쿠리온 시 유적터의 한 주택 내부에서, 엄마와 어린 아이가 마주 꼭 껴안고 아빠가 엄마의 등뒤에서 엄마와 어린 아이를 함께 꼭 껴안고 있는 모습의 완전한 유골이 발굴되어 그 사진이 신문에 실렸다.

   공포의 순간을 사랑으로 버티고, 1986년 오늘까지 이 세상의 뼈들 중에 가장 행복하게 남아 있는 이 유골들을 나는 넋을 잃고 바라본다.

   아름다워라

 

<세계문학  1986년 겨울호>

 

 

'시 -1 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바람  (0) 2006.05.05
사랑  (0) 2006.05.05
  (0) 2006.05.05
  (0) 2006.05.05
분신  (0) 2006.05.05
Posted by 차옥혜
,