흙은 흙을 거부하지 않는다
차옥혜
황토흙을 받아
텃밭에 깔아주고
땅을 뒤집어
헌 흙과 새 흙을 뒤섞는다
헌 흙은 텃새도 하지 않고
새 흙을 받아들여
금새 한 몸이 된다
어디 저희끼리만이랴
그래서 하늘을 날던 새들도
땅 위를 헤매던 짐승들도
종내는 흙에게 안기는 것이리라
<시대문학 1993년 1월호>
흙은 흙을 거부하지 않는다
차옥혜
황토흙을 받아
텃밭에 깔아주고
땅을 뒤집어
헌 흙과 새 흙을 뒤섞는다
헌 흙은 텃새도 하지 않고
새 흙을 받아들여
금새 한 몸이 된다
어디 저희끼리만이랴
그래서 하늘을 날던 새들도
땅 위를 헤매던 짐승들도
종내는 흙에게 안기는 것이리라
<시대문학 1993년 1월호>
겨울고목
차옥혜
겨울고목은 사상을 한다
엄숙하고 깊고 고요하고 아름다운
겨울고목을 바라보고 있노라니
고목은 엄청난 사상의 힘으로
하늘을 빨아들이고
나를 삼킨다
그러자 나도 애닯고 장엄한 고목이 되어
사상의 힘으로
언 땅을 뚫고
깊숙이 뿌리를 내리며
대지를 빨아들인다
수맥을 마신다
아 모처럼 배가 부르다
<경희문학 11집 1991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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춤 2
차옥혜
나비 한 마리
너울너울 춤을 추며
허공을 깨는구나
나비 두 마리
활활 춤을 추며
하늘을 여는구나
나비 세 마리
훨훨 춤을 추며
해를 뿜어내는구나
나비 떼 나비 떼
홀홀 춤을 추며
꽃세상 이루는구나
<시집 『발 아래 있는 하늘』 1993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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