춤 2

시 -1 2006. 5. 5. 15:07

  

 춤 2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차옥혜

 

나비 한 마리

너울너울 춤을 추며

허공을 깨는구나

 

나비 두 마리

활활 춤을 추며

하늘을 여는구나

 

나비 세 마리

훨훨 춤을 추며

해를 뿜어내는구나

 

나비 떼 나비 떼

홀홀 춤을 추며

꽃세상 이루는구나

 

<시집 발 아래 있는 하늘1993>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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콩깍지

시 -1 2006. 5. 5. 15:00

  

 콩깍지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차옥혜

 

여름내 품은 콩알들이

여물대로 여물어 빛나자

뽐내던 것도 한순간

잘려

볕에 바싹 말라

몽둥이로 실컷 두들겨 맞으며

아끼던 콩알들 다 쏟고

아궁이에 태워져

밭머리 재로 뿌려진 콩깍지야

내 어머니 같은 콩깍지야

빼앗기고 빼앗겨도

한여름 꿈밭이 설레어

반짝이는 콩알이 그리워

해마다 다시 콩을 배고 마는

콩깍지야

내 어머니 같은 콩깍지야

이 세상이

네 눈물 먹고 자라는구나

 

<포스트모던  1993년 봄호>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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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흙을 향한 노래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-당신의 모습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차옥혜

 

들에서 돌아와

모깃불을 놓고

밥상 앞에 앉았습니다

풋고추, 감자, 오이, 가지, 열무, 밥

당신의 다정한 모습들이여

당신의 사랑에

목이 멥니다

 

<시집 『발 아래 있는 하늘』 1993>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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